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까지 3%포인트 하락해 3.3%까지 내려왔다. 작년 국제유가 급등의 기저효과로 석유류 가격의 물가상승률 기여도가 작년 하반기 0.72%포인트에서 올 1~5월 -0.5%포인트로 축소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식료품 등의 가격도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안정세를 되찾았다는 평가다. 농산물은 채소와 과일 가격이 작년말부터 급상승했다가 기상여건이 안정되면서 안정세로 돌아섰다. 축산물은 정부의 한우 할인 정책, 수입쇠고기가격 하락 등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보다는 여전히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은 3.9%로 10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왔지만 정점인 작년 11월 4.3%에 비해서는 0.4%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전체 물가가 3%포인트 하락한 것에 비해 낙폭이 작았다.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낸 것은 서비스물가가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올 1~5월 2.01%포인트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2.16%포인트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민간소비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수요 압력이 유지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고용 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가격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정부가 관리하는 공공서비스 물가는 1%내외의 낮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은 4.4%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류 제외 공업제품 기여도는 1.66%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오히려 높아졌다. 대면활동 증가로 섬유제품 가격이 전월 대비 3.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9년 5월 4.0%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전기·가스·수도는 0.63%포인트에서 0.88%포인트로 확대됐다. 전기 요금(1월, 5월) 및 도시가스요금(5월)이 인상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상방리스크가 다소 크다고 진단했다.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근원물가가 높아질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여행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비용인상 압력이 근원물가 상승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정부 정책 측면에서는 하반기 대중교통요금 인상,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 등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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